가난이라는 벽
어머니(한순덕 씨)는 세 딸 정희, 정님, 정숙을 홀로 키웠습니다.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났기 때문입니다. 가난이라는
거대한 벽.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희생했습니다.
어머니는 이불집을 하는 큰딸 정희 가족과 살았습니다. 바느질 솜씨를 살려 이불에 수를 놓거나, 바쁜 큰딸 대신 사위와 손자들의 식사를 책임졌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소견입니다
2012년 어느 날 밤, 어머니는 화장실로 가다가 넘어졌습니다.
다음 날 해가 뜨자마자 찾은 병원에서 들은 청천벽력
같은 말. “알츠하이머병 소견입니다.”
‘치매’라 불리는 무서운 병이 찾아온 것입니다. 어머니의 나이 83세였습니다. “오랜 세월 홀로 우리들을 반듯하게 키워낸 엄마잖아요.” 막내딸 정숙의 목소리에는 애틋함이 묻어났습니다.
세 자매는 순번을 나눠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첫 3개월은 첫째, 다음 3개월은 둘째, 그다음 3개월은 막내…. 그렇게 10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이제 세 자매는 70대, 60대가 되었습니다. 고령 자녀가 고령 부모를 모시는 ‘노노-케어 (老老-care)’ 가족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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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정숙(6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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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정님(6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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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한순덕 씨(9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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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희(73세)
- 만 80세 이상 피부양자를 둔
60세 이상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 자료=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만 80세 이상 피부양자를 둔 60세 이상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초고령사회와 노인돌봄’ 언급량
- 자료=AI의정분석서비스 아르고스
- 노노-케어(老老-care) 일상
- 이미지를 클릭해 노노-케어 일상을 확인해보세요.
-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생성형 AI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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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식사
혼자 식사하는 것이 어려운 어머니를 위해 늘 옆에서 식사를 도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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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르내리기
막내 사위가 어머니를 안고 4층 계단을 오르내렸습니다. 턱이 높아 매번 불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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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어머니는 딸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집 근처 저수지에서 꽃 구경을 즐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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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간병하기
예민해진 어머니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주무시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 가족이 간병할 때 어려운 점
- 자료=한국BMS제약
가족이 집 안에서 환자를 돌 볼 때 가장 힘들게 만드는 원인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와 ‘육체적으로 피곤하다’를 꼽았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역시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막내딸 부부는 1층 가게 자리를 반으로 줄이고 빈자리를 ‘어머니 방’으로 정성껏 꾸몄습니다. 막내 사위는 원목에 ‘한순덕 님’이라고 새겨 문패를 만들어 달아드렸습니다.
- ‘어머니 방’으로 보는
고령 장애인의 집 - 버튼을 눌러 어떤 요소들이 있나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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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주택 요소 1.
- 벽에 설치한 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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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돌아다닐 때에도 안전하게 잡고 움직일 수 있도록 곳곳에 손잡이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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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주택 요소 2.
- 병원용 침대와 보조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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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장애인은 스스로 몸을 일으키기 불편해 병원용 침대를 사용한다. 간병을 위한 보조 침대도 곁에 둔다.
버튼을 눌러 다른 장애물로 이동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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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주택 요소 3.
- 이동식 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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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해 화장실을 다니기 어려운 고령 장애인을 위해 이동이 편한 변기를 방 안에 뒀다.
버튼을 눌러 다른 장애물로 이동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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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주택 요소 4.
- 세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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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고령 장애인을 위해 방 안에 세면대를 설치했다. 조작이 간편한 레버형 수전을 달았다.
버튼을 눌러 다른 장애물로 이동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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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의 주택 요소 5.
- 홈 캠(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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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낙상하거나 다치지 않았는지 보호자가 살필 수 있도록 방 안에 실시간 촬영 홈 캠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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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막내딸 부부는 1층 가게 자리를 반으로 줄이고 빈자리를 ‘어머니 방’으로 정성껏 꾸몄습니다. 막내 사위는 원목에 ‘한순덕 님’이라고 새겨 문패를 만들어 달아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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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돌아다닐 때에도 안전하게 잡고 움직일 수 있도록 곳곳에 손잡이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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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장애인은 스스로 몸을 일으키기 불편해 병원용 침대를 사용한다. 간병을 위한 보조 침대도 곁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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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해 화장실을 다니기 어려운 고령 장애인을 위해 이동이 편한 변기를 방 안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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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고령 장애인을 위해 방 안에 세면대를 설치했다. 조작이 간편한 레버형 수전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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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낙상하거나 다치지 않았는지 보호자가 살필 수 있도록 방 안에 실시간 촬영 홈 캠을 설치했다.
- 가정 간병과 요양원 간병
*해당 장면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생성형 AI 이미지입니다.
꽃을 봐도 무심하셨어요
“어머니가 힘들게 사셨고 외적으로도 많이 늙으셨어요. 그래도 저희가 간병할 때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게 느껴져요.” 치매에 고혈압, 천식까지 앓았던 어머니는 점점 쇠약해졌습니다. 꽃을 봐도 무심하시고, 오리나 철쭉을 보고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세 자매에게도 어머니를 계속 집에서 모실지, 요양원에서 모실지 선택해야 하는 갈등의 순간이 왔습니다. 세 자매는 자식으로서 죄책감이 들었고 어머니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2024년 11월 19일,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한 소규모 요양원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12월 30일, 96세 나이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진은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지시기 직전인 2016년 10월 강릉 정동진 여행 모습.
“엄마를 업어 레일 바이크도 타게 해드렸어요. 그때는 그게 마지막 여행이 될지는 몰랐어요. 바로 두 달 뒤 엄마가 골절상을 크게 입으셨거든요.”
세 자매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 가운데에서도 이런 걱정을 했습니다. “언젠가 나와 남편, 그리고 미래의 사돈들도 나이가 들 텐데, 자식들이 우리를 돌보느라 고생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마음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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