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기 타임캡슐에 담다

세계 5위 공항 품은 영종도의 2020년, 비행기는 날고 싶다

2020.05.26 고성민 기자

2020년 3월 13일, 인천 영종도 곳곳은 공사 현장이었다. 굴착기와 레미콘 같은 건설 차량이 쉴 새 없이 도로를 지났고, 크레인 등 대형 건설장비가 즐비했다. 세계 5위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차로 불과 10분 거리인 입지를 발판 삼아 ‘제2의 마카오’ ‘제2의 라스베이거스’ 같은 관광명소로 도약하길 꿈꾸는 영종도의 현재 모습이다.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은 환승 관광 목적이라면 최고 120시간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영종도 곳곳에서 추진되는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은 이 같은 외국인 관광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 영종 주요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가로로 스크롤 해주세요
파라다이스시티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
사업규모 약 2조원 약 2조 8000억원 약 8000억원
사업기간 2014~2023 2016~2022 2014~2022
면적 33㎡ (약 10만평) 436만 7000㎡ (약 132만평) 3만 8365㎡ (약 1만 2000평)
투자자 (주)파라다이스 세가사미 (주)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 리조트 RFCZ 코리아 주식회사
주요 내용 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 컨벤션, 스파, 아레나, K-스튜디오 등 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 컨벤션, 공연장,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 컨벤션, 쇼핑시설 등
출처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영종도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리조트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파라다이스시티’다.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711개 객실을 보유한 5성급 호텔과 국내 최대 규모(8726㎡) 카지노를 개장했다. 이듬해부터 순차적으로 스파, 예술전시공간, 실내형 테마파크인 ‘원더박스’ 등을 열었고, 오는 2023년까지 2단계 확장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만 모두 33만㎡(약 10만평)로, 축구 경기장 60개를 합친 크기다. 투입되는 사업비도 2조원에 육박한다.

▲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조감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미국 모히건게이밍앤엔터테인먼트(MGE)가 북미 외 지역에서 추진하는 첫 대규모 사업지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는 오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설을 개장한다. 5성급 호텔과 카지노를 포함해 미국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쳐스의 ‘파라마운트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파라마운트의 히트작인 ‘미션 임파서블’과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등을 테마로 한 다양한 놀이기구가 조성된다. 부지면적은 436만7000㎡(약 132만평), 사업비는 2조8000억원 투입된다.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도 문을 열 예정이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푸리그룹과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사가 세운 합작법인인 알에프시지(RFCZ)가 사업비 8000억원을 투자해 추진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특급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들어선다. 2017년 9월 착공했지만, 현재는 공사가 멈춘 상태다. 시공사인 티안리코리아컨스트럭션이 하도급사인 쌍용건설에 제때 공사대금을 주지 않아 분쟁이 벌어진 탓이다.

시저스코리아 복합리조트

인천 중구 시저스 코리아 복합리조트 공사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영종도 서쪽 용유·무의동에선 자연환경을 활용한 국제 관광·레저형 해양 관광단지가 대대적으로 조성된다. 앞서 2014년 7월 준공된 ‘용유왕산마리나’는 그 해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의 요트경기장으로 사용됐다.

왕산마리나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 전경 /고성민 기자

왕산마리나와 을왕리해수욕장을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용유 오션뷰’ 사업과 124만6106㎡짜리 해양복합리조트 등을 짓는 ‘무의LK’ 사업, 44만5098㎡ 부지에 호텔과 워터파크, 해양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무의 쏠레오 해양리조트’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교통망 확충 사업도 사통팔달 이어지고 있다. 2016년 공항철도 영종역이 문을 열었고, 2019년 영종·용유 지역과 무의도를 연결하는 영종∼무의 연도교가 개통했다. 영종도와 인천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가 2020년 중으로 착공해 2025년 하반기에 개통될 예정이다. 영종도와 인천 신도를 연결하는 다리도 2024년 개통을 목표로 2021년 착공한다. 앞으로 강화도 동막해변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세계 5위 인천공항, 2023년엔 세계 3위로 도약

인천국제공항에서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소방훈련장과 제3활주로 사이에 제4활주로를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8년 착공했고, 오는 2023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제4활주로가 신설되면 시간당 항공기 운항 횟수가 현재 90회에서 100회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인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은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여객 수는 7116만9722명이다. 2001년 개항한 이후 2008년 탑승동 개장(2단계),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개장(3단계) 등 점차 시설을 확장해 왔다.

제2여객터미널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무인탑승 수속단말기와 무인수하물 처리시스템 등을 제1터미널보다 2배 가까이 더 설치했다. 여객터미널 바깥 중앙에 있는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사이의 거리도 59m로, 제1여객터미널(223m)보다 짧다. 이동 거리가 짧은 만큼 입출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연간 인천공항 여객 추이

출처 : 인천국제공항공사

현재 건설 중인 제4활주로가 완공되면 인천공항의 여객 수용 능력은 72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1.5배가 된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공항(1억2000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1억1000만)에 이은 세계 3위 공항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위기일까 재도약 기회일까, 코로나가 덮친 인천공항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코로나19로 항공편이 운항을 일시 중단한 2020년 4월 2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서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이용객이 급감해 한산해진 인천공항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의 모습 /이태경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여느 때라면 비행기 탑승객들이 길게 줄을 설 출국 게이트가 한산한 모습 /오종찬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인천공항을 찾은 탑승객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방호복을 입고 이동하는 모습 /고운호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인천공항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이태경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모자와 우비 등으로 무장한 탑승객들의 모습 /이태경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들

이용객이 줄어 텅 비다시피 한 인천공항 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고운호 기자

K팝의 인기와 함께 급증한 외국인 관광 특수를 기대하던 인천공항이지만,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한창이고, 해외 127개국이 한국인 입국 금지령을 내린 2020년 3월 13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느 때라면 비행기 탑승객들로 붐볐을 출국 게이트가 모두 ‘원활’ 상태였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 3월 9일 기준으로 일별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9708명을 기록했다. 개항 이래 처음으로 1만명대로 떨어졌다. 2019년 일별 평균 이용객(약 20만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 이전 최저 기록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가 발생한 2003년 5월 20일 집계된 2만6773명이었다.

홈으로 맨위로